“성·나이·장애? 사람은 평등하다” 외치며 아침을 여는 사람들

해피빈 공감펀딩·카카오→’두윙’ 전용 배송

두손컴퍼니의 철학…“두손으로 하는 일에 가치를 담는다”

# 최근 리워드(reward)형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한 이로운 씨. 첫 시도인데 종료일에 맞춰 목표금액을 달성해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이내 걱정이 밀려온다. 고마운 후원자들에게 보내야 하는 제품이 500개. ‘이걸 언제 다 포장하고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거지?’

<사진 출처>두손컴퍼니 페이스북 페이지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은 자본이 부족한 사람들이 이벤트성으로 제품(리워드)을 팔기 위해 사용하는 자금 조달 수단이다. 창업 전 제품을 출시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거나 단기 판매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이로운 씨처럼 펀딩 성공 후 필요한 물류 과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대행업체에 맡기려 해도 단기 물류라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물류대행업체는 장기 계약을 맺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판매자들이 펀딩에 성공하고도 고민하는 이유다.

 

두윙 웹페이지 캡쳐

‘두윙’은 이들을 위해 작년 여름 ‘두손컴퍼니’가 만든 크라우드 펀딩 전문 배송 웹서비스다.

두손컴퍼니는 온라인 소상공인들을 위한 물류대행서비스(서비스명 품고)가 주력사업인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2011년 ‘두손’으로 하는 일을 존귀하게 여기자는 의미를 담아 사명을 지었다. 회사 목표는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 박찬재 대표가 대학시절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들이 강제퇴거당하는 모습을 보고 세웠다.

처음에는 노숙인들을 고용해 가운데가 뚫리지 않은 종이 옷걸이에 계약사 광고를 실었다. 이 사업은 50명의 노숙인이 자립할 기회를 만들었지만 일자리를 꾸준하게 창출하기 힘들었다. 박 대표는 2015년부터 물류대행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주력 사업을 바꿨다. 직원을 30명까지 늘릴 수 있었다. 박 대표는 “판매자들이 제품을 팔 때 마케팅, 제품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데 포장과 배송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돕기 위해 물류대행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두손컴퍼니 식구들은 매일 아침 ‘사람은 성별, 나이,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모두 평등하고 존귀한 대상이다’라는 구호로 하루를 시작한다.

두윙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최근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와 계약을 맺을 만큼 인정받는다. 크라우드 펀딩 업체가 해피빈 공감펀딩을 통해 프로젝트를 성공하거나 카카오에서 단기적으로 선물 등을 발송할 때 두윙을 이용해 제품을 배송한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번만 클릭하면 된다. 먼저 판매자가 웹사이트에 후원자 목록과 리워드 정보를 입력한다. 시스템은 정보를 읽은 뒤 엑셀로 정리해서 제품과 부속품이 각각 몇 개씩 생산, 입고돼야 하는지 자동으로 알려준다. 판매자는 입고일과 부자재(택배비닐, 봉투 종류, 상자 크기 등)를 선택한다. 입력 정보에 맞게 두손컴퍼니 직원들이 택배를 포장해 택배사에 인계한다. 기존 물류대행업체는 입고일 지정, 부자재 선정 등을 관리하지 않는다. 두윙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두손컴퍼니는 같은 목표를 가진 빅이슈코리아와 최근 양해각서(MOU)를 맺고 ‘빅이슈’ 판매자들 중 일부를 직원으로 채용했다. 빅이슈 뿐만 아니라 7개의 복지기관과 연계해 추천 채용을 한다. 이런 이유로 ‘노숙인을 채용하는 회사’로 소개되기도 한다.

박찬재 대표는 두손컴퍼니를 ‘사회적 대기업’으로 키워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두손컴퍼니는 빈곤 문제에 관심이 있고, 그것을 일자리로 풀고 싶은 건 맞지만, 특정 취약계층을 위한 회사가 아니라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직원들은 ‘사람은 성별, 나이,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평등하고 존귀한 대상이다’는 구호와 함께 매일 하루를 시작한다.

박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이 두윙을 지금보다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개발하는 중이라고 한다.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져 두손컴퍼니를 ‘사회적 대기업’으로 키우는 게 박 대표의 꿈이다.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 잘 돼야 일반 기업도 사회적가치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글. 박유진 이로운넷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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