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대응, 기업 간 연대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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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신임 이사장첫 직접 선거로 선출

“사회적경제의 힘이 연대와 협동에서 비롯한다고 볼 때 당사자들의 연합체는 가장 중요한 조직이다. 올해 중앙 및 지부 사무국의 안정성을 높여 전국적 당사자조직 연합체로서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한기협)을 강화해 나가겠다.”

지난달 20일 정기 총회를 통해 한기협 이사장으로 선출된 변형석 트래블러스맵 대표의 일성이다. 변 이사장은 직접 선거 방식으로 처음 선출됐다.

2008년 7월 발족한 한기협에는 현재 전국 17개 지부 1,060여개 사회적기업이 가입해 있다. 사회적경제 내 국내 유일 전국 규모의 당사자 연합체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의 관심을 이끌고 사회적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인다.

변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트래블러스맵은 공정여행 전문회사다. 그는 사회적기업가 1세대로 지난 4년 간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대표와 한기협 공동 대표로 활동하며, 국내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과 사회적기업 간 연대·협력에 앞장섰다.

이달 5일 만난 변 이사장은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경제의 다양한 부문 중 사회혁신을 위한 공공적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회적기업의 혁신이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한기협의 주요 사업 방향을 ‘적극적인 정부 정책 대응’과 ‘기업 간 연대·협력 강화’라고 밝혔다. 다음은 변 대표와 일문일답.

한기협 상임대표로 단독 출마해 선출됐다. 직접 선거 방식으로 선출된 첫 상임대표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촛불혁명 이후 시민민주주의가 꽃피면서 새 정부는 사회적경제를 국정의 핵심 어젠더로 설정했다. 이러한 시기 사회적기업의 혁신은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한기협이 당사자 조직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나서게 됐다.

현재 국내 사회적기업의 현황을 짚어본다면.

현재 사회적기업의 총 매출은 4조원 정도로 한국 GDP의 0.3% 수준에 불과하다. 사회적기업 수도 수년째 3천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연대와 협동이 사회적경제의 핵심 전략이지만 아직 ‘각자도생’의 현실에 처해있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기업의 제도적 허점과 지원 제도의 문제, 성장 전략의 부재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사회적기업가들이 민간 주도로 ‘사회적금융’의 새 판을 짜고, 지역 중심의 사회적경제 거버넌스를 주도하는 등 사회적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사회적경제를 둘러싼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는 터라 한기협에 거는 기대도 클 거로 예상된다. 올해 주요 사업 방향은.

외부적으로는 사회적경제 및 사회적기업 관련 법률안 제·개정, 정부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 제안 등 정부 정책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사회적기업 간 연대·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특히 성장기 사회적기업들의 규모화 전략이 필요하다. 다솜이재단, 아름다운가게 등이 현재 300억대 매출 규모지만 그 다음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평균 20명 수준의 사회적기업들의 규모화도 필요하다. 이는 개별 기업의 규모 확장 문제를 떠나서 사회혁신의 규모와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시민들의 삶을 개선한다는 점에서도 시급한 과제다.

그 해법을 업종별 특화 프로그램에서 찾으려 한다. 각 분야와 업종에서 지금까지의 경험을 체계화하고, 자원을 동원 및 재조직해 공공 자원과의 규모 있는 매칭으로 사회혁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공동의 입주 공간을 만들어내고 업종 프랜차이즈 전략을 개발하는 것까지, 사회적기업이 지역과 업종을 넘나드는 촘촘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일이 지금 한기협의 주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하는데 내부 역량은 어떠한가.

현재 한기협에 17개 지부 1,060여개 기업이 가입했고, 조직화율이 40% 대다. 제 역할을 하려면 재정·안정성 확보가 중요한데, 한기협의 내부 상황이 이러한 과제들을 제대로 소화하기에는 재정·인력 면에서 한계가 많다.

전국 17개 지부는 사무국을 운영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재원으로 사회적기업가들의 헌신으로 간신히 유지된다. 서울조차도 사무국 인력은 4명인데 할 일은 넘친다. 지부의 힘이 약하니 회원사 유치나 사업 확장이 어렵고, 이는 다시 재정의 부족으로 지부를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지부 사무국을 우선 튼튼히 해야 한다.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공공의 지원을 이끌어 내 회원사도 늘리고 결속력도 높아지는 선순한 구조를 만들어갈 생각이다.

앞서 얘기한데로 새 정부가 사회적경제를 국정의 핵심 어젠더로 삼고 있다. 한기협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부 정책에 대응할 계획인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요구한 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기존에 요구해왔던 조례 제정, 판로 지원 등의 공약들을 재요구할 생각이다.

지방분권 강화가 화두다. 자치 정부가 지역 내 기반을 만들 때 사회적경제가 주요한 역할로 자리매김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지방 단위로의 기금 출현, 운영 주체 육성 등 사회적금융 활성화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제주시의 성공 사례를 토대로 지역 단위의 민-관 거버넌스 강화에도 나서야 한다.

새 정부가 사회적금융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사회가치기금 설립, 공공 금융기관들의 조직인 사회적금융협의회도 출범했다.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인 공제사업단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기관과의 차별성과 역할을 말해달라.

민간의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은 한기협의 공제기금을 포함해 손에 꼽히는 정도다. 최근 해외 사례를 검토하며 민간 주도 ‘사회적금융’의 새 판을 짜고 있지만,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한 수준이다.

한기협 공제사업단은 한국사회혁신금융과 함께 사회적기업이 직접 돈을 출자해 만든 국내 유일의 중개 기관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기금 운영액이 4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60억원을 목표로 한다. 이 중 기업들이 낸 돈이 25억이다.

다른 기금에 비해 독립적이고 자율성을 확보한다. 구조 설계 등에서 현장 조직들의 실질적인 이해와 요구를 담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우리는 장기 대출보다는 6개월 단기 대출 등 현금 유동성으로 어려운 기업들을 돕는 일에 집중한다. 사실 사업을 하다 보면 큰 돈 보다는 며칠 급히 쓸 소액 자금이 절실하다. 지금도 이틀이면 대출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기업들 간 상호거래다 보니 사회적기업들도 다른 돈에 우선해서 상환하려는 노력들을 한다. 단 한건의 부실도 없다는 점은 정말 놀라운 성과다. 이후로는 상호금융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공제 보험, 직원 부금 가입, 스타트업 투자 등으로 사업 확장을 고민 중이다.

다른 사회적경제 조직들과의 협력·연대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현재는 정책 연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동의 울타리 내에서의 협력은 이후 더 강화될 거라 본다. 기존 분야뿐 아니라 신협, 새마을금고 등과 같이 새롭게 협력해야 하는 기관들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한기협 회원 기업들 또는 아직 가입하지 않은 (예비)사회적기업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기협 회비 납부율이 70% 정도다. 낮지는 않지만 활동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정부를 움직이는 힘, 사회적기업 전체 정책을 끌어오는 힘,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은 주체들이 얼마나 모이고 연대하느냐에 달려있다. 당장 혜택이 오지 않아도 10년을 내다보는 ‘투자’라고 생각해줬으면 한다. 무임승차 하지 말고 같이 고생하면 좋겠다. 결국 그 힘이 10년 쌓이면 분명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이 될 거라 믿는다.

사회적기업 1세대로 조언을 부탁한다.

사회적경제에 대해 10년 정도 고민하고 활동하다 보니 이제 주류시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주류 시장을 적극 이용해서 우리들의 혁신 가치를 고민하고 시도할 때다. 대한민국 최초로 시도되는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인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 ‘위스테이’를 추진하는 사회적기업 ‘더함’의 시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시도가 앞으로 더 많아져야 한다.

또한 기회는 열리는데 내부가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전면·제도화시키기 위한 준비를 주류 경제 안에서 적극적으로 찾아보자는 것이 저의 제안이자 고민이다.

저 또한 사회적기업가들의 진정성을 사회와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또 우리 스스로 선언함으로써 사회적기업의 건강성을 높이고, 더 많은 시민들이, 또 청년들이 사회적기업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한기협 이사장으로서 노력하겠다.

 

인터뷰. 라현윤 이로운넷 기자

사진제공. 트레블러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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