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의 투자포인트 “우리나라에 있으면 좋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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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 개인 투자자가 된 김상헌 대표의 일성

# 김상헌 노스테라스(북카페) 대표는 지난해 3월 네이버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모처럼 책과 함께 하는 아주 사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관심을 버린 건 아니다. 시각이 달라졌다.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어떤 회사가 우리나라에 있으면 좋을지 생각해요. 개인 투자라 큰 액수도 아니고, 투자 이익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생태계 조성에 일조한다는 생각 정도입니다. 임팩트 투자나 환경 개선 분야도 제 관심 대상입니다.”

“그저 기여하는 정도”라고 의미를 축소하는 그는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대표 권도균)의 개인 파트너로 스타트업을 살펴보고 있다. 10여년간 인터넷 분야에 몸담고 특히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의 대표를 8년간 역임하면서 그의 시선은 어느 쪽에 머물렀을까. 6개여월간 살펴보고 그가 선택한 기업을 소개한다.

▶ 웰컴 투 코리안 핫플레이스! ‘Trazy.com’

트레이지 홈페이지(www.trazy.com) 캡쳐

트레이지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 여행 활동을 소개하고 예약을 돕는 영문 플랫폼이다. 회사 이름 ‘Trazy’는 Travel(여행)과 Crazy(~에 빠지다)를 합성했다. 2012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현재 서울, 부산, 제주도를 중심으로 최신 여행정보를 제공하며 여행 상품 이용권을 할인 판매한다.

사업 시작 당시 시중의 여행 서비스는 일본인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상이었다. 강자현 대표는 영어권 국가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여행 방식이 단체에서 개별 자유 여행으로 바뀌는 추세를 따라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 영어로 한국 관광 정보를 공유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예약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예약 플랫폼으로 피보팅(회사의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것)했다.

트레이지가 제공하는 예약 서비스의 특징은 이미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관광 상품뿐만 아니라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놀거리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는 “예전부터 유명했던 여행 상품도 좋지만 여행객들이 VR게임, 실내낚시 등 정말 요즘 젊은이의 ‘트렌디’한 오락을 즐기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부 상품에 한해서는 모바일 영어 가이드까지 보낸다. 사용자들은 가이드를 읽고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트레이지는 최근 태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외국인들이 트레이지닷컴을 통해 태국 여행 상품을 예약할 수 있다. 이용자는 현재 성수기 기준으로 월 30만 명을 넘는다. 강 대표는 “회사 직원들이 영어에 특화돼있으므로 앞으로도 영어권 여행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어권 인디 작가가 만들어가는 플랫폼, ‘래디시(Radish)’

래디시 어플리케이션 캡쳐

래디시는 한국인이 2016년 미국에서 만든 웹 연재소설 어플리케이션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영어 소설을 쓰는 인디 작가들이 연재한다. 연재물은 스마트폰으로 회당 10분 안에 읽을 만큼 짧다. 앱을 설치한 사용자는 무료와 유료, 혹은 프리미엄(Freemium)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프리미엄 콘텐츠는 소설 한 편이 발행된 즉시 결제한 사용자에 한해 열람이 가능하고 일주일 후 무료가 된다. 해시태그를 검색해 원하는 키워드가 담긴 소설을 찾을 수도 있다.

미국은 한국의 북팔, 네이버북스, 카카오페이지처럼 웹소설·웹툰 전문 모바일 플랫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직 블루오션인 시장이다. 래디시는 미국인들이 텍스트 콘텐츠를 접하는 경로가 전자책 단말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추세에 따라 만들어졌다. 래디시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2년에 미국인들이 텍스트 콘텐츠를 보는 방법 중 전자책 단말기가 52%, 스마트폰이 24%를 차지했다면, 2015년에는 스마트폰이 50%, 전자책 단말기가 32%를 차지했다.

래디시는 한국 웹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리보기’ 개념(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용해 성공을 거뒀다. 출시 후 8개월 만에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앱스토어 책/독서 부문에서 매출 3~10위를 기록했으며, 월 매출 1000만 원 이상의 작가를 배출했다. 영어권 작가들의 글로벌 커뮤니티로 커가는 중이다.

수면을 팝니다, ‘삼분의일

삼분의일은 폼 매트리스 제작 회사다. 전 세계 사람들 인생의 1/3을 완벽한 수면 경험으로 채워 넣는다는 미션을 갖고 있다. 전주훈 대표는 사업 아이템으로 매트리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서”라고 대답한다. 가구는 한 번 사면 몇 년씩 쓰기 때문에 가구시장에는 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고 독과점이 심하다. 특히 매트리스는 10년 넘게도 쓸 수 있어 회사들은 제품을 한 번 파는데 급급하다.

삼분의일 매트리스

삼분의일은 이런 단순 판매 업체가 아니다. SNS를 통해 매트리스 관리법 등에 대한 정보를 직접 공유하고, 체험관을 만들어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한다. 전 대표는 “사람들이 체험관에 와서 홍보 내용이 아닌 매트리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필기를 하고 간다”라고 한다.

소통 방식뿐만 아니라 제품과 가격도 차별화된다. 삼분의일 매트리스는 대표가 직접 재료를 조합해서 6개월 간 수천 번의 시도 끝에 완성했다. 또한 매트리스 속 레이어를 조금씩 용해해서 붙이기 때문에 본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다. 가격은 69만원. 같은 품질의 다른 브랜드 매트리스의 1/3 수준이라고 한다. 이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SNS 홍보 이외의 마케팅을 하지 않아 불필요한 광고비나 영업사원 수당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삼분의일은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단일 폼 매트리스로는 구매율 1위인 브랜드다. 전 대표는 “지금은 매트리스와 방수 커버만 판매하지만 앞으로 베개 등 구매자들의 수면을 책임질 침구들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글. 박유진 이로운넷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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