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님, 장롱면허 꺼내세요~”

시니어시터, 장기요양보험 비수급자 위한 국내 최초 오픈마켓

노인도 가족과 함께 하는 사회… 요양보호사 시장 활성화 돼야

# 2017년 기준 국내 60세 이상 활동제약인구는 약 236만 명. 이 중 정부의 어르신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들은 20% 내외다. 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자만 요양보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낙상골절, 퇴행성관절염 등의 질병을 앓고 있는 노인 환자들도 몸이 불편하지만 수급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요양보호사 국가공인자격증 취득자 150만 명 중 실제 근로중인 요양보호사는 장기요양보험 수급자 시장에서 종사 중인 30만 명에 그치고 있다. 수요도 있고 공급도 있지만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온라인 베이비시터 시장은 발달한 데 비해 노인돌봄서비스 시장은 아직 개척이 덜 돼있다. 베이비시터와 아이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은 ‘째깍악어,’ ‘자란다’ 등 다양하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과 요양보호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는 찾기 힘들다. 방문요양센터는 지역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들의 명단과 연락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직접 연락해서 보호사들을 보낸다. 비수급자들은 반대로 시간을 들여 보호사를 찾아나서야 한다.

‘시니어시터’는 예비사회적기업 비비웰(대표 박진수)이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위해 올 3월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최근 서울 40여개 재가요양센터와 서비스 공급 제휴를 맺었다. 시니어시터가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와 서비스가 필요한 장기요양보험 비수급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비웰은 2016년에 설립된 회사로 고령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비웰(Viviwel)은 ‘Vivid(생동감 넘치는)’와 ‘Well(샘, 원천, 부모님)’을 합한 단어다. 어르신의 삶을 활동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주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비비웰 박진수 대표

박 대표는 장기요양보험의 사각지대를 직접 경험했다. “장인이 뇌경색에 걸려 거동이 정말 불편해서 장기요양보험을 신청했는데 등급 외 판정을 받았고, 어머니도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고생하셨는데 가족들이 모두 일을 해서 돌보기가 어려웠다”며 “이런 분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게 확실하기 때문에 이 사업모델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앱 이용방법은 ‘알바천국’과 비슷하다. 일하고 싶은 자격증 소지자가 자신을 ‘판매회원’으로 등록하고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사람이 대상자를 ‘구매회원’으로 등록한다. 판매회원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간과 지역, 희망 시급 등을 등록한다. 구매회원은 서비스를 받고 싶은 기간, 시간, 서비스 유형 등을 등록한다. 조건이 맞는 회원에게 쪽지로 연락할 수 있고, 결제까지 가능하다.

박 대표는 “시니어시터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요양사 구인 게시판 정도의 역할을 넘어서서 연결, 결제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플랫폼”이라며 앱이 갖는 차별성에 대해 설명했다.

비비웰이 개발한 치매예방용 인지학습교재 ‘공감’

비비웰은 작년에 치매예방용 교재 ‘공감’을 개발했다. 요양보호사가 이를 활용해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빨간펜’ 교육을 할 수 있게 돕는 게 박 대표의 꿈이다. 교육서비스를 통해 요양보호사가 일반적인 가사노동자가 아닌 선생님의 지위를 갖게 하자는 목표다.

그는 시니어시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앱 교실을 여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사업설명회에서 센터 관계자들에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서 앱을 다운 받으세요’라고 하니까 ‘플레이스토어가 뭐냐’고 하더라고요.”

구매회원들 뿐만 아니라 판매회원의 연령대도 높기 때문에 앱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 박 대표는 “지금은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G마켓도 처음에는 회사 관계자들이 동대문 옷 상인들에게 직접 사용법을 알려주면서 활성화시킨 오픈마켓”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앱 사용법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IT기반 돌봄서비스 창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90년대 후반에는 육아포탈 ‘제로투세븐닷컴’을 만들어 성공시켰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돌봐야하는 세대가 되며 관심의 대상과 사업 모델이 현실적으로 바뀐 모양새다.

박 대표는 모든 연령대가 진정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꾼다. 그는 “어르신들끼리만 모아두려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노인들을 요양소에 보내기보다는 최대한 가족과,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해야 ‘100세 시대’가 의미있지 않냐는 것이다. 요양 보호 서비스 시장이 발전해야 하는 이유고, 그가 시니어시터를 만든 이유다.

-글. 박유진 이로운넷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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