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집, 착한 쉐어하우스

_ | 2016/11/25 | 살림살이


방마다 화장실과 냉난방 시설이 따로 있는 1인실이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는 30~35만원. 별도의 관리비는 없고 거주하는 시간동안 월세를 올리지 않습니다.

뉴타운의 고층 아파트와 오밀조밀한 골목을 끼고 오래된 간판을 단 작은 가게들이 맞닿아 있는 길음동에 새로 문을 여는 ‘보후너스’의 쉐어하우스 3호점의 계약 조건입니다. 빈 집을 개조해서 청년들을 위한 쉐어하우스로 운영하는 보후너스의 배정훈 대표를 2017년 1월 입주를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인 길음동 현장에서 만났습니다.

6. 공사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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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가 묻는 바지에 마스크를 귀에 걸고, 빨간 목장갑을 한 쪽 손에 들고 환하게 웃는 배정훈 대표의 첫 인상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스물 아홉 살 늦은 나이에 교대 교육학과를 진학한 배정훈 대표는 비영리 목적으로 석관동의 빈 집을 수리해서 청년들에게 임대를 할 때에도 자신이 ‘건축’ 분야의 일을 계속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꼭 필요한 일이라고 십시일반으로 수리비용 2천만원을 모아준 사람들과 처음 보는 청년에게 좋은 일을 한다고 아낌없이 노하우를 가르쳐준 건축 현장의 전문가들의 격려와 지지가 그를 공사현장에서 손에 연장을 들고 땀을 흘리는 일꾼으로 만들었습니다.

‘널리 우리를 이롭게 하다(BOHUN [보ː훈]+US [əs]‘라는 뜻을 가진 보후너스는 배정훈, 배지훈 형제를 포함한 4명의 직원들이 빈 집의 임대, 리모델링, 입주 모집, 쉐어하우스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서 직접 현장 일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일이 많아 하루 4시간 밖에 잠을 못잘 때도 많지만 수리비용을 줄이고 ’집‘에 관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배우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1.거실 비포

[보후너스 2호점 신림동 거실 수리 전]

1.거실 애프터(간접등) (2)

[보후너스 2호점 신림동 거실 수리 후]

1.거실 애프터(1)

[보후너스 2호점 신림동 거실 수리 후]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현재 공사 중인 보후너스 3호점은 예전에 여관으로 사용된 건물로 낡긴 했지만 단단한 인상을 가진 넓직한 건물입니다. 11명의 입주자들의 생활 공간이 될 3층에는 침대, 책상, 작은 옷장이 들어가는 1인실에 화장실과 냉난방 시설이 따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쉐어하우스가 2~3인실 위주로 설계되고 화장실은 공용인 경우가 많은데 보후너스 길음점의 모든 방은 1인실이고 화장실과 냉난방 시설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1인실은 2~3인실에 비해 수익률이 낮고, 개별 공간이 많을수록 쉐어하우스 공사비는 올라가지만 보후너스가 이를 고집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같이 살다 보면 사소한 일에 갈등이 생기기가 쉽거든요. 저희는 설계 단계부터 갈등 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2.방 애프터

[보후너스 2호점 신림동 1인실]

3.주방 애프터

[보후너스 2호점 신림동 주방]

수익률과 공사비용, 관리비용 상승에도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의 배치와 설계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보후너스가 쉐어하우스라는 주거형태를 확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1인 가구의 주거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보후너스는 공간 뿐만 아니라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만남과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유대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로 부담없이 편하게 만날 수 있도록 시간이 맞는 사람들이 같이 공연을 보러가거나, 생일을 챙겨주거나, 주말에 간단한 파티를 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취업 정보를 공유하고 자기계발을 도와줄 수 있는 도약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입주자들이 스스로 만든 생활규약을 지키면서 서로를 배려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가족’이라는 느낌일 것입니다.

보후너스의 모든 지점에는 입주자들이 가꾸는 ‘정원’이 있습니다. “여기다 꽃도 심고, 토마토, 고구마를 심을거에요. 시간 날 때마다 돌아가면서 가꾸다보면 신기하게 다 잘 되요.” 강제하지 않아도 살펴보고 함께 가꾸는 정원이 푸른 것을 보면 보후너스가 만들고자 하는 유대의 문화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3호점 길음동 집에도 내년 여름이면 그늘이 있는 평상이 놓이고 텃밭에는 11명이 딱 나눠먹기 좋을 만큼의 고구마가 땅 속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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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일로 나가는 분들을 볼 때 제일 행복합니다.“
쉐어하우스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배정훈 대표는 같이 살다가 좋은 소식을 가지고 떠나시는 분들을 볼 때 정말 반갑고 보람을 느낀다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석관동 집에 사시는 8분은 처음부터 계속 사시는 분이 많아요. 나가시는 분들은 좋은 일이 생겨서 이사하시는 분들이 많구요. 간호사 자격증을 따서 나간 분, 대기업에 취직하게 된 분처럼 기쁜 일로 이사를 하신다는 이야기 들을 때마다 저도 행복해집니다. 다 같이 모여서 축하하고 이사 간 다음에도 찾아와서 이야기도 나누고 계속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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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후너스 1호점 석관동]

배정훈 대표는 직원들의 헌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보후너스가 사업을 지속하고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한국사회적투자는 청년 주거빈곤문제에 관심을 갖고 보후너스가 빈 집을 임대하고 수리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해주었고 지자체는 지역의 빈집을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힘도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힘든 것 만큼이나 감사함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수입은 어느 정도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아직은 4명의 직원들이 가져갈 수 있는 월급은 나오지 않아요. 1호점은 원래 수익을 계산하지 않고 시작했고 다른 지점도 이윤이 최대 목적은 아니에요. 하지만 지속가능하려면 많지는 않아도 일하는 것에 대한 월급을 나눌 수 있어야 겠죠. 내년에 10호점까지 하면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당연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열심히 일하면 결혼도 하고, 집도 사고, 아이들도 키우는데 걱정이 없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일을 기쁘고 행복할 수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위해서 한발자국 내딛을 수 있습니다. 열심이 일하는 사람들, 보후너스의 직원들을 보면서 내년에는 낡고 텅빈 집을 꿈을 키울 수 있는 연대의 공간으로 만드는 보후너스 10호점 소식을 듣게 되리라 확신이 들었습니다. 보후너스의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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