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게 장례비를 지원해드려요.

_ | 2016/11/18 | 살림살이


어려운 이웃에게 장례비를 지원해드려요.

착한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사회적기업 ‘한마음 F&C’

겨울치고는 포근한 11월 초, 경기도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서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이 있었습니다. 형님을 떠나보내며 동생 허동혁(가명·70대)씨는 슬픔과 동시에 감사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거렸지요. 고인이나 허 씨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라 장례를 제대로 치르기엔 버거운 상황이었답니다. 수급자들은  비록 국가에서 장제비로 75만원을 지원 받지만  반듯한 수의도 입지 못한 채 모든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화장터로 모셔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군요.

하지만 허씨는 서정현 장례지도사의 도움 아래 격식을 갖춘 애도의 시간을 갖고 고인을 깍듯이 장지까지 모셨습니다. 이 모든 절차는 무료로 진행됐어요. 장례가 끝난 후 허 씨는 장례지도사에게 목이 메어 ‘정말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는군요. 장례지도사 서씨도 “지금껏 숱하게 유족들로부터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이 순간만큼은 특별했다며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고 합니다.

014 장례지도사

한마음 F&C는 5년 이상 경력을 지닌 장례지도사 94명이 고객 맞춤형 장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힘들게 살아오셨는데 돌아가신 순간 만큼이라도 인격적으로 잘 대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착한 장례 문화를 선도하는 문 윤 한마음 F&C대표 가 취약 계층의 장례비를 지원하는 이유입니다.

한마음 에프앤씨는(http://hanmaeumfnc.com) 착한 장례 문화를 사회에 전파하는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전국 13개 지역에 본부를 두고 거품을 뺀 착한 장례와 윤리적 소비로 새로운 장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장례 서비스 이용 금액의 1%를 사회적 목적을 위해 적립하고 있답니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나눔과 상생이 활발해지는 구조입니다. 올해 만도 취약 계층과 독거 노인들에게 무료 장례식을 11차례 치러줬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100만 원 상당에 이릅니다.

현재 한마음 F&C와 협약을 맺은 기관은   ‘엔젤스헤이븐’과  경기도 광주시, 대전시 유성구 그리고 노숙인들의 자립을 돕는 ‘빅이슈코리아 ‘등 4군데 입니다.

003 협약사진_

소비자 울리는 상조회사 보며 사회적기업가로 변신

문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건 2년 전입니다. 그는 창업 전 8년 동안 아버지와 함께 한 상조 회사를 다니며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깨달았습니다. 일부 상조 회사들이 회원 가입 수를 늘리는데 치중하다보니 부작용이 많았다는군요.

영업비와 광고비가 올라가고 인건비와 사옥 건립 등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 회비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습니다. 2010년 할부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정부가  상조 회사의 난립을 막기 위해  회비의 50%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자격을 강화하면서 폐업하는 상조회사가 속출했습니다.

지난 7월 한 때 상조업계 10위였던 ‘국민상조’를 비롯해 업계 14위인 ‘동아상조’ 그리고 강원도 최대 상조회사’ AS상조’ 등이 1년 사이에 폐업했어요. 5년 전만 해도 300개에 달하던 상조 회사들은 200여 개로 줄었습니다. 굵직한 상조 회사들의 폐업은 이들을 주요 고객사로 둔 공제조합의 안정성을 위협해 소비자들의 더 큰 피해가 우려됐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 상조피해접수건수는 1만1779건입니다. 이 같은 위험성을 차단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상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없을 까. 문 대표는 그 방법을 사회적기업으로 풀어냈습니다.

 

문 윤 한마음에프앤씨 대표

 

상조회사의 문제점은 없애고 장점은 살리고

한마음에프엔씨는 관공서와 기업체 등과 장례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고 임직원 및 가족이 상을 당할 경우 회사를 대신해 상조일회용품과 근조 화환을 제공합니다. 장례지도사와 도우미 등 장례 인력도 파견하지요.

주요 고객은 코레일과 국민연금관리공단,성남시,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삼성애니카 손사 등 60여 개의 관공서와 굵직한 기업의 임직원들입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상가용품 배송서비스만 제공해주거나 장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장례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한 달 평균 370건이 넘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고 지난 2년 간 누적건수는 4600여 건에 이른다는군요,

 

한마음에프엔씨에 소속된 장례지도사는 자격증을 소지한 5년이상의 경력자들이 다.

장례서비스 제공 내용은 실시간으로 고객들에게 보고되고 모바일 부고장 서비스도 이뤄진다.

일반  상조회사와 크게 다른 점은 다달이 회비를 걷지 않고 장례를 치른 후 결제하는 후불제 방식입니다. 먼저 낸 회비가 없으므로 돈을 날릴 염려가 없지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더라도 실제 이용하지 않은 서비스 요금은 되돌려주는 페이백(Pay-back)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동일 서비스 기준으로 비교해볼 때 일반 상조회사보다 평균 30% 이상 가격이 저렴합니다. 보통 300만 원 후반~400만 원 대의 장례식을 많이 치르는데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면 120만원 저렴한 330만원수준입니다. 이는 광고비를 없애고 음성적으로 성행해온 불법리베이트를 근절한 결과입니다.”

또 전국 250개의 장례식장 및 봉안당과 제휴를 맺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줍니다.  풍부한 경험은 국가의 중요한 장례를 치르면서 신뢰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문 대표는 베테랑 장례지도사와 함께 국가장과 국회대표분향소에서 의전을 담당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에는 개인적으로 자원봉사를 갔다가 운영을 위한 업체 선정 공고 소식을 듣고 입찰에 참여해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운영을 맡기도 했습니다.

2015년 11월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앞에 마련된 분향소

2015년 11월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된 분향소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 분향소

 

한마음 F&C는 한 때 업력을 키우는 데 자금이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스타트업이자  사회적기업들에게는 담보를 요구하며 대출조건을 까다롭게 굴기 때문이죠. 이때 구원투수가 되어준 곳이 (재)한국사회투자입니다.

“너무 힘들고 암담한 상황이었지요. 한국사회투자로부터 1억2900만 원을 융자받아 창고용품을 미리 구매하고 전산화시스템을 개발해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한마음에프앤씨는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장례지도학과 교수와 현직 장례지도사로 구성된 교수부를 운영하며 지속적인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활동중인 장례지도사는 94명, 장례도우미는 327명에 이릅니다.

이 같은 품질 경영의 결과로 한마음에프앤씨는 업계 최초로 품질경영시스템 ISO 9001 인증을 받았습니다. 신뢰는 매출로 이어져 창업 첫 해인 2014년 1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7억3000만 원으로 600%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올해에는 3분기 현재 2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그 사이 직원도 5명에서 출발해 21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48%인 10명이 고령층과 경력단절여성,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입니다.

고객센터는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고객센터는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장례용품 생산자 이력 소개로 윤리적 소비 촉진

한마음 에프앤씨의 사회적 미션 중 하나는 윤리적 소비입니다. 고객이 장례와 상조물품을 이용할 때 생산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는지 정보를 제공해 윤리적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지요.

장례식장에서 쓰이는 일회용컵과 국그릇 등은 경북의 사회적기업 ‘제일산업’의 제품을 씁니다. 제일산업은 중증장애인 40명이 근로하는 작업장이에요.

수의는 전남의 사단법인 ‘화순사랑’이 생산한 제품을 이용합니다. 화순사랑은 장애인과 다양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며 삼베를 이용한 의류를 만드는 곳입니다. 근조화환은 쌀화환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 회사의 사무용품은 사회적기업 행복나래로부터 구매하고 있어요. 일련의  이런 작은 행동들이 쌓인다면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요?”

문 대표는 다음 세대에 올바른 장례 문화를 전달하려면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30대인 그는 어둡고 칙칙한 장례 문화를 벗어나 고인을 아름답게 추모하는 형식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고인의 모습이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꾸미고 여성상례사를 파견해 상심한 유족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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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례사 조영순씨는 얼마 전 유가족으로 인연을 맺은 한 고객으로부터 어머님이 돌아가시며 조씨에게 장례를 부탁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서둘러 도착한 장례식장에서 어머님의 영정 사진을 본 순간 ‘잘부탁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 눈물이 흘렀습니다. 어머님 마지막 가시는 길, 예쁘게 화장을 해드리고, 꽃 침대와 꽃 장식을 해드렸습니다. 아드님과 따님이 ‘우리 엄마 너무 곱다’, ‘이쁘게 하시고 아버님한테 가시네’라고 말씀하시며  ‘매우 고맙다’고 한참 동안 제 손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고인의 모습이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한지와 생화로 꾸며진 꽃침대

문 대표는 또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단촐한 가족장이나 절차를 줄인 약식장 등 예의와 품격은 유지하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맞춤형 장례 상품을 개발 중입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문화 때문에 휠체어 입장이 어려워 조문을 못 가는 장애인들이 많다는 거 아세요? 소외되는 분이 없도록 장벽을 없애고 과소비도 뿌리뽑고 싶습니다.”

그의 꿈은 돈이 없어도 몸이 불편해도 누구에게나 열린 장례식장을 짓는 것이랍니다.

글. 백선기 이로운넷에디터

사진제공. 한마음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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