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을 지난 12월 26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박 시장은 자신을 '사회적 기업가'라고 소개하며,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사회적 기업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저는 스스로를 늘 ‘소셜 앙트레프레너(Social Entrepreneur, 사회적 기업가)’ 또는 ‘소셜 디자이너’라고 소개해요. 참신한 아이디어와 생각으로 사회를 더 좋게 바꿔가는 사람을 말하죠. 사회혁신의 여러 수단을 통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인간적이게, 더 지속가능하도록, 더 밝은 미래로 만들어가는 것이 사회적 기업가의 책무라 생각합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 수장으로 부임하고, 이듬해 ‘사회적경제 수도, 서울’이라는 비전을 공식 천명했다. 지난 6년 사이 서울시는 사회적경제 기업 수가 4배 이상(882개→4337개) 늘고, 전 세계 사회적경제 정책을 공유하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를 창립해 3번의 총회를 주도하고, 2018년 세계 최대 규모의 공정무역 도시로 인증을 받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프랑스, 스페인 등이 속한 유럽연합은 전체 국내총생산(GDP) 중 사회적경제가 10~20% 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의 통계는 이런 관점이 아니다. 일부 지표가 발표되고 서울시도 통계를 내지만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분야의 전체 매출, 고융률 등을 조사해 ‘국민계정’ 속으로 확실히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사회적경제 분야가 GDP에서 의미있는 수치를 차지한다면, 경제적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사회통합, 정의실현, 지속가능성 면에서도 큰 성취가 될 것이다.”

사회적 기업가이자 지자체 수장으로서 박 시장이 중앙정부에 아쉬움을 갖는 대표적 사안이다. 실제 국정과제의 중요 의제로 설정된 사회적경제가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주류가 아닌 것으로, 심지어 ‘색깔’ 있는 경제로 오해받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12월 26일 오후 박원순 시장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신년 특별 대담으로 추진된 이번 자리에서 박 시장은 앞선 2기 동안 추진해온 사회적경제 정책의 성과와 한계, 시정 3기가 마무리되는 오는 2022년 안에 실천할 구체적 목표와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번 대담은 사전 질문지를 보내고 답지를 받은 후, 그 답을 토대로 30분 정도 보강 질문과 답을 받는 식으로 진행했다. 

- 지난 2기 동안 추진해온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의 성과를 꼽는다면?

박 시장은 "서울 사회적경제 조직의 특징을 살펴보면, 청년층과 40~50대의 비약적 활약이 눈에 띈다"며 "성수와 은평을 중심으로 한 청년 소셜벤처, 4050 퇴직자들의 전문직 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 우리 사회는 속도와 무한 경쟁을 앞세운 양정 성장의 시대를 겪으며, 여러 부작용을 경험했다. 공동체가 해체되고 99:1 불평등이 심화했으며 노동, 복지 등 기본권을 누리지 못했다. 서울시는 ‘각자도생’을 넘어 ‘사회적 우정의 도시’를 열기 위해 도시 운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려 해왔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경제는 큰 축을 담당했다.

서울시는 2012년 ‘사회적경제 수도’의 비전을 내걸고 상생과 협력, 연대를 기초로 한 경제 생태계 일구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해 시중 대출이 어려운 200여개 사회적기업에 장기 저리 융자를 지원하고, 제품 판로확대를 위해 ‘공공구매’를 지속 확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6년간 사회적경제 기업 수가 4배 이상(882→4337개) 증가했고, 이들 기업은 매출을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며 서울 경제에 안착하고 있다고 본다.


- 서울시장 되기 전부터 사회적경제에 몸담으면서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현장에서 주로 토로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 대한민국 사회적경제의 역사 속에서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출발선을 막 벗어난 단계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특히 사회적경제에 대한 시민 인식이 높지 않은데, 공공이나 민간이 앞서 나간다고 풀릴 문제도 아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자치구 통합지원센터 등 중간지원기구를 통해 시민 스스로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는 ‘대중화’ 기반을 마련하려고 한다.

현장에서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지원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적경제 기업이 영세성을 극복하고, 시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이 힘을 보태 사회문제 해결에 규모 있게 대응하는 일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의 책임 있는 구매가 중요한데, 시정에 필요한 물품?서비스를 사회적경제?중소기업에서 조달하면 이들 기업의 성장 및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된다. 또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때 공공구매의 경험이 중요 레퍼런스가 될 수도 있다.


- 2019년 서울시 사회적경제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다. 어떤 분야에 얼마나 쓰이나?

박 시장은 2019년 서울시 예산에 대해 "11조 넘는 복지예산,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도시계획 및 주거재생 예산"이라며 "민생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투자"라고 강조했다.

▶ 2019년 서울시 전체 예산으로 확정된 35조 7000억원의 초점도 ‘민생’이다. 이 가운데 사회적경제 분야 직접 지원 예산은 총 474억 원을 편성했다. 전체 예산 대비로는 작아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318억원 대비 156억원(48%) 증액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해당 예산은 인프라 구축부터 조직 발굴?육성, 기업지원에 이르기까지 사회적경제의 성과 가시화를 위해 쓸 예정이다.

우선 사회적경제 조직의 발굴과 체계적인 육성, 역량강화에 100억 원을 투자한다.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와 사회적경제 특구 운영, 자치구 사회적 경제 통합지원체계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130억원을 반영해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기업의 일자리 창출, 사업개발 및 지역특화 사업 실행을 지원한다. 사회적경제 기업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혁신적 사업모델 발굴 등을 위해서도 3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사회투자기금에 130억원을 확충해 사회적금융 기관과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한 투자?융자 지원과 우수 사회적기업 대한 융자 지원을 보다 강화하겠다.


- ‘도시계획?재생’ 분야는 사회적경제 영역과 무관하지 않다. 2018년 예산 대비 2배 이상 증액된 1조272억 원을 편성했는데?

▶ 그간 사회적경제는 다소 소소한 영역에 집중됐다. 하지만 주택문제는 다르다. 주택을 건설하고 공급하는 일에도 사회적경제 관점이 들어가야 할 때다. 7년간 도시재생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서울시가 표준모델을 만들어 타 지자체에 노하우를 적극 공유하고 있다. 

골목과 마을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도시재생 지역은 최근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해 ‘장사가 너무 잘 돼도 걱정’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지역이 활기를 띄는 건 좋지만 임대료가 오르면서 지역 임차인들이 내쫒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서울형상생협약’을 통해 자발적 임대료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생협약 체결 소유자들에게는 △장기안심상가 운영 △주택신축(개량)비용 융자 △공공이 임대상가를 매입해 기존 상인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공임대상가’ 등도 검토 중이다. 또한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시민자산화’를 추진 중이다. 도시재생 지역에서 운영 중인 32개 거점시설을 중심으로 ‘지역기반 도시재생회사(CRC)’ 설립 계획도 있다.


“주요 3대 정책, 공동체 자급형 협동조합 육성?사회투자기금 1000억 조성?인재 및 혁신기업 양성”

박 시장은 "서울이 주도해 만든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제3차 회의가 지난해 10월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렸는데, 84개국에서 1700여명이 참여하는 등 서울이 세계 경제의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 민선 시장으로 최장기 임기다. 어떤 정책은 실효성 측면에서 평가가 충분히 가능할 정도의 기간이다. 남은 임기 2022년까지 추진할 사회적경제 분야 주요 정책 3개를 꼽는다면?

▶ 지난 7년간 서울시가 사회적경제가 꽃필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사회적경제 양적 성장을 견인했다면, 민선 7기에는 사회적경제가 우리 사회의 협력?포용성장을 견인하는 방향으로 도약하는데 역점을 둘 생각이다. 이제 ‘규모화’가 필요한 단계다. 아름다운가게를 예로 든다면, 연간 매출이 300억 원을 넘는다. 하지만 이 정도 덩치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많지 않다. 주택, 의료, 생활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확실한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규모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서울시에서는 첫째 시민의 약 70%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단지 내 ‘공동체 자급형 협동조합’을 육성할 계획이다. 2019년 1000세대에서 2020년 2500세대로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단지별로 3년간 최대 2억원을 지원한다. 지역주민이 협동조합을 통해 집수리 관련 등 기술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돌봄 등 이웃끼리 필요한 서비스를 함께 생산?소비할 수 있도록 해 아파트를 시민 참여형 자족 공동체로 복원한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로는 ‘사회투자기금’을 1000억 원으로 확대(‘19년 130억→’20년 500억→‘21년 370억)하는 등 사회적금융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사회적경제 주체 스스로 활동 기반을 만들도록 사회투자기금의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또한 지자체 최초로 ‘임팩트투자 펀드’를 조성해 지속가능한 선순환 투자 생태계(투자→성장→자금회수→재투자)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세 번째로는 사회적경제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인재 및 혁신기업 양성’에 박차를 가한다. ‘청년 소셜벤처 허브’를 조성해 내년 4월 문을 열어 소셜벤처 100개사가 입주해 시제품 제작 및 실용화, 투융자연계, 세무법률 컨설팅 등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전문지원기관(엑셀러레이터)과 협업을 추진해 사업모델 멘토링, 투자연계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하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하겠다. 


- 사회적경제를 주도하는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서울의 위상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사회적경제는 국경과 이념을 넘은 협력과 연대의 경제로 연대할수록 영향력이 확장된다. 서울시는 전 세계 사회적경제 연대를 위해 2013년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를 설립해 회원 도시, 민간과 정책을 공유한다. 2014년 서울시 주도로 창립총회, 2016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제2차 총회, 2018년 10월 스페인 빌바오에서 제3차 총회를 열었다. 84개국에서 170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사회적경제 분야 대표 국제기구로 안착했다. 2020년 멕시코에서 열리는 제4차 총회는 청년세대 참여를 30% 이상 견인한다는 목표로 준비 중이다. 

또한 지난 6월에는 서울이 인구 1000만 이상 도시 중 최초로 ‘공정무역도시’로 인증을 받았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공정무역 제품을 생활 속에서 만나고, 윤리적 소비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11월부터는 공정무역 제품 무인자판기 시범 사업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공정무역 인식 개선 및 제품 판매 확대, 젊은 층에 대한 교육 등을 통해 2년 뒤 재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 글로벌이 아닌 로컬에서 사회적경제는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는가?

박 시장은 '공유경제'에 대해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공동소유라는 해법으로 풀어간다는 점에서 사회적경제 범주에 포함된다"며 "기존 경제를 위협하는 '경쟁적 경제'가 아닌 새로운 수요 창출하는 '협력적 경제'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 주민이 생활 근거지를 기반으로 필요한 재화를 스스로 생산?공급?재투자하는 풀뿌리 사회적경제는 고용을 촉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취임 이후 ‘자치분권’ 철학 아래 25개 자치구의 특성과 수요에 맞춘 ‘사회적경제 특구’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예컨대 금천?성동에서는 지역 내 봉제 소상공인들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청년세대를 연결하는 사업을 통해 전통 산업의 회생을 돕는다. 광진?성북?관악에서는 ‘돌봄’ 특구를 형성해 지역에서 생애주기별 돌봄이 가능한 커뮤니티 케어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 중 ‘서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2030’ 지표 및 평가체계를 완성할 예정이다. 해당 목표는 시민이 수립해 시민이 추진하는 것으로, 학계·전문가·시민단체·공무원 등 다양한 주체로 구성된 ‘지속가능발전위원회’와 2013년부터 128회 회의를 거쳤다. SDGs 가운데 사회적경제는 중요한 축으로, 이를 이행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특구 육성,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운영, 자치구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체계 구축 등 사업을 선정?관리한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속 불거진 갈등, 사회적경제 관점 해법 가능”

- 최근 우리사회 갈등 요소로 부각된 여러 문제들을 사회적경제 관점에서 풀어갈 수 있을까?

▶이동수단인 ‘모빌리티’ 분야에서 우버, 카카오카풀 등 혁신기업과 기존 택시업계와의 충돌이 일어났다. 어느 사회나 새로운 혁신이 등장할 때는 기존 질서에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시민 입장에서는 편리하고 값싸고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가 있고, 택시업계에서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도 귀담아야 한다. ‘선택과 가치’의 문제인데, 결국 대세는 시민들에게 더 편리한 쪽으로 기울 것이다.

이처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는 자산의 개인 소유라는 시장 경제의 기본개념과 달리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공동소유라는 해법으로 풀어간다는 점에 사회적경제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공유경제는 기존 경제를 위협하거나 대체하는 ‘경쟁적 경제’가 아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의 파이를 확대하는 ‘협력적 경제’라 생각한다. 앞으로 기술혁신이나 공유 등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을 꾀하는 소셜벤처 등을 위해 섬세한 법?제도적 조치도 필요하리라 본다.

최근 불거진 사립유치원 불투명 운영,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등 문제의 대안으로도 사회적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민주적?수평적 방식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이 주요 대안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전문가를 배치해 맞춤형 상담, 창업지원, 경영 컨설팅 등을 실시하는 등 협동조합형 유치원이나 프랜차이즈의 설립?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어린이집의 경우 공동육아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거나 생활협동조합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는 등의 사례가 이미 있었다. 사립유치원 문제가 촉발되면서 교육부에서도 투명성?공공성이 강화된 유치원 운영 모델로서 사회적 협동조합형 유치원 설립을 촉진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 갑질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서울형 소셜프랜차이즈’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 현장에서는 관의 지나친 간섭을 비판하기도 한다.  다른 측면에선 중앙정부와 협력의 불협화음을 지적한다. 서울시장으로서 현장과 중앙정부 양쪽 모두 협치를 고민해야할 거 같다.

박 시장은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프랜차이즈 갑질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협동조합'이 주목받고 있다"며 "서울시는 협동조합형 유치원, 프랜차이즈의 설립 및 운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과 관의 연대인 ‘협치’는 중요한 화두가 분명하다. 시는 2012년 ‘민관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과 예산 편성 등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다양한 시도와 노력, 시행착오가 노하우로 쌓인 만큼, 민선 7기에는 ‘시민주도성’을 한층 더 강화하도록 하겠다. 사회적경제 기업 스스로 공유사옥 만드는 ‘민간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역주민 스스로가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주택 사회적 경제기업 발굴·육성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앙정부와 역할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법론적 이견이 있을 수 있고, 권한 차에서 오는 생각의 다름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시민 삶을 위해 협력 한다’는 공감대는 굳건하다고 생각한다. 상호 정책 노하우를 수혈하고 수혈 받으며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본다. 그 점에 있어 ‘공동 운명체’라는 말을 늘 강조한다. 

취임 이후 전면적으로 도입한 도시재생을 예로 든다면, 현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해 전국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다. 서울시는 ‘서울도시재생포럼’을 구성해 노하우를 공유하며 함께 하고 있다.


- 후배 사회적경제 기업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아름다운가게를 창업해 전국 16개 도시에 100호점까지 확장해본 경험이 있다. 사회적경제 기업들간 ‘연대’를 제안하고 싶다. 규모화한 업종별 사업 연합을 만들거나 상호 거래를 통해 ‘사회적경제소비조합’ 모델을 만드는 방법, ‘함께’라는 힘을 활용한 연대로 사회적경제 기업의 물리적?질적 규모를 키운다면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지 않겠는가.

사회적경제는 일종의 ‘혁신’이다. 과정과 결과 모두 ‘진선진미(盡善盡美, 선과 아름다움을 다했다, 더할 수 없이 잘 되다를 뜻함)’ 하면 좋겠지만, 두 가지 모두 사회적가치가 높아 성취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기업으로서 효율성이 있어야 하고, 컨설팅 등 온갖 방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공자의 말 중 나날이 새로워진다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 있다. 사회적 기업가의 정신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위기에 대응하며 도전 과제를 해결해가는 것을 뜻한다. 우리에게는 목표가 있지만 그 목표로 향해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도전한 과정이 의미 있으면 그 결과 또한 저절로 중요해진다. 사회적 기업가라면 도전과 과정을 즐겨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사진=김성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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