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에너지, 도시재생, 순환경제, 빈곤층 대상 대출, 취약계층 취업. 모두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사업 모델로 성공시킨 분야다.

15일 대한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 사회적경제 국제포럼’에서 진행된 첫 번째 토크콘서트에는 사회적경제의 미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국내외 사회적기업가들의 사례 소개와 조언이 이어졌다. 700여명의 참석자들이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랄스 크래머 블루시티 CCO(최고영업책임자)는 네덜란드의 버려진 수영장을 순환경제기업 창업자들을 위한 인큐베이션 기관 ‘블루시티’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소개했다. 순환경제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천연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는 경제구조다. 그는 “많은 자원을 들여 만든 건설물이 몇 십년 뒤에 폐허가 돼버린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수영장을 리모델링한 계기를 설명했다.

창업공간으로 변신한 낙후 수영장. 혁신적 순환경제기업 25개가 입주해있다.

또한 그는 “블루시티에서 누군가의 쓰레기는 다른 누군가의 자원”이라고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적용해 1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블루시티에 입주한 알로하 바(Aloha Bar)가 커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는 그 아래의 로터즈왐(Rotterzwam)이 버섯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로마노스 클레너지 COO는 포용 성장의 수단으로서 블록체인이 녹색에너지 전환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고 역설했다.

마르코스 로마노스 클레너지 COO(최고운영책임자)는 개인 간 전기를 사고파는 시대를 이야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로 개인끼리 에너지를 교환하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 ‘파일런 네트워크(Pylon Network)’를 소개했다. 로마노스 COO는 “재생에너지의 생산을 늘리는 데 기여하고자 에너지 거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며 “전력 소비자는 자신이 어디에서 온 전기를 사용하는지, 전력 비용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남는 전기를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앙집중적으로 전력을 통제하는 방식을 벗어나 에너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며 전력망의 효율성을 높이는 가능성이 있다.

사이드 그라민은행 본부장은 노벨상을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 교수와 함께 그라민은행을 초창기부터 이끈 장본인이다.

사이드 모함마드 알람기르 그라민은행 국제사업본부장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이 농어촌 경제 성장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설명했다. 그라민은행은 주로 농어촌 빈곤층 여성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방글라데시의 은행으로, 치타공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였던 무함마드 유누스가 1976년 설립했다. 서로 신뢰가 있는 5명의 사람들이 그룹을 지어 오면, 그들에게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준 뒤 조금씩 오랜 기간에 걸쳐 갚도록 한다.

담보가 아닌 신뢰를 기반으로 대출을 실시하지만 대출 회수율은 99%를 상회한다. 그룹 내 한 사람이라도 신용이 나쁘면 다른 대출자 역시 불이익을 받는 등 서로가 서로의 신용을 담보로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까지 은행 회원의 68%는 절대빈곤에서 벗어났다. 그는 빈곤을 탈출한 방글라데시 여성들의 영상을 보여주며 “마이크로크레딧으로 삶이 바뀌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은 아름다운 사례”라고 말했다. 현재 그라민 은행은 방글라데시에 1,175개의 지점을 두어 한화 약 3조 3,600억 원을 대출하는 대형은행이 됐다.

팜 KOTO 대표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청년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사회적기업을 창업했다.

지미 팜 베트남 KOTO 대표는 “하나를 알면 하나를 가르쳐야 한다(Know one, teach one)”는 비전으로 청년들에게 취업 문을 열어줬다. KOTO는 요리전문학교이자 베트남 최초의 사회적기업이다. 호치민과 하노이에서 식당, 카페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그곳에서 주문, 요리, 계산을 배우게 한다. 팜 대표는 “우리는 학생들에게 감정을 조절하는 법부터 예산을 짜는 법까지 알려줘서 졸업을 하고나서도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고 말했다. KOTO는 지금까지 100%의 졸업생 취업률을 자랑한다. 이 졸업생들은 사회에 나가 다양한 곳에서 이랗며 후배들을 이끈다.

유다희 공공미술프리즘 대표는 "포용적 사회/지역을 위한 디자인은 인류의 발전으로 인해 소외됐던 장소, 지역, 사람을 찾는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다희 공공미술 프리즘 CEO은 지역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도시재생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낙후돼가는 마을들을 일으킨 사례들을 설명했다. 그는 “과거 성매매집결지였던 지역을 살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주민들이 ‘우리 지역은 안돼’라는 생각을 가졌던 주민들이었다”며 “지역 재생은 주민들의 힘을 합쳐야 완성할 수 있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 설득 끝에 3년 동안 주민들과 마을을 청소하고 꽃을 심었으며, 교육과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수 전문가 그룹만이 아니라 관련된 모두가 참여해야 함을 보여준 셈이다.

사진. 라현윤 이로운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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