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외부에서 성(gender)을 출생 시 성기에 따라 생물학적 불변 조건으로 규정하려는 미 트럼트 대통령의 움직임에 저항하고 있는 시위자들.
사진=NYT,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North America

트럼프 행정부가 출생 당시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성을 불변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즈(NYT)의 보도에 대해 미국 내 반발이 일고 있다.

지난 오바마 행정부가 트랜스젠더를 인정한 일련의 결정은 교육과 건강관리를 포함한 연방 프로그램에서 성별에 대한 법적 개념을 완화시켰고, 성별은 주로 개인의 선택으로 인식했고 출생 시에 정해진 성별에 의해 결정되지 않았다. 이 정책은 화장실, 기숙사, 단일성별 프로그램, 그리고 성별이 한때 단순한 개념으로 여겨졌던 다른 영역들에 대한 싸움을 촉발시켰고 보수주의자들, 특히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격분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NYT는 보건복지성이 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연방 민권법인 IX라는 명칭으로 성차별을 법적으로 정의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미 보건복지성이 만든 법안 초안에 따르면 ‘성별을 남성 또는 여성으로 정의하고, 바꿀 수 없으며, 한 사람이 태어날 때의 성기에 의해 결정 된다’고 한다. 이 새로운 정의대로라면 태어난 성이 아닌 다른 성으로 자신을 인정하기로 선택한 약 140만 미국인에 대한 연방 정부의 공인을 뒤집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랜스젠더들이 군에 복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고, 몇몇 기관들은 학교, 교도소, 노숙자 보호소에서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오바마 시대의 정책을 철회했다. 심지어 2020년 인구 조사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적인 조사에서 성별 정체성에 대한 질문들을 제거하려고 한다고 NYT는 전했다.

1년이 넘는 논의 끝에 보건복지성은 연내 새로운 정의를 법무부에 공식적으로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NYT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전했다. 만약 법무부가 변경이 합법이라고 결정한다면, 새로운 정의는 IX법 제도와 정부 기관 간에 승인되고 시행될 수 있다. 법무성은 아직 보건복지성으로 부터 공식적인 법적 의견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시민권 단체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연방 관리들과 만나 이 제안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보건 복지성이 성별을 결정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 요구와 같은 가장 극단적인 부분을 최소한 통제하기를 바라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해부학이 성별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내분비학자이자 뉴욕 트랜스젠더 건강 전문 센터장인 세이퍼(Joshua D. Safer) 박사는 “사람의 성별이 태어날 때 그들의 해부학적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며, 우리는 그것이 수십 년 동안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들은 성의 정체성은 신체가 아닌 뇌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더 직설적으로 표현해 “그것은 귀 사이에서 생겨난 것이지, 다리 사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고 NYT는 인용했다. 몸과 마음이 때때로 일치하지 않는지 아무도 확실히 모르며, 트랜스젠더가 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맥락이다.

정신-신체 불일치에 대한 불안은 특히 사춘기에 극심해질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에게 자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NYT는 우려했다.  NYT는 소아과의 최근의 연구를 인용, “트랜스젠더 소년들의 50.8 퍼센트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성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한 트럼프의 정책은 트랜스젠더들의 자살률을 높일 것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https://www.nytimes.com/reuters/2018/10/21/us/politics/21reuters-usa-lgbt.html
https://www.nytimes.com/2018/10/22/health/transgender-trump-biolog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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